ㅣ신현승 칼럼ㅣ자유기고가 어느덧 2월도 말미로 치닫고 있다. 곧 3월이 올 것이고, 여기저기서 봄 소식이 들려올 차례다. 약간의 꽃샘추위는 있겠지만, 그래도 옛말처럼 거지 어미가 자식 얼어 죽을 걱정은 안 하는 계절이 오고 있는 것이다. 이번 겨울, 추울 때와 눈 올 때도 많았지만, 또 그렇게 봄은 열리고 있다.우리 고장 안산은 서울을 중심으로 경기도 남서부에 위치한 계획 도시다. 그 이전의 역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 현재 살고 있는 인구의 다수는 타지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서울보다 남쪽이고, 바다가 가깝다보니 평균 기온도 여름에는 서울보다 시원하고, 겨울에는 서울보다 따뜻하다. 봄이야 서울에 비해 특별할 것은 없겠으나, 아주 약간이라도 서울보다 빠르게 봄 기운이 퍼질 것은 또한 당연한 일이다. 다만, 하나의 단점이 있다면, 역시 서해바다 너머로 중국을 바로 마주하고 있다보니 미세먼지의 피해에서 직격탄을 맞는 지역이라는 점이다. 왕년에는 외지 사람들이 공단이 많아서 대기오염이 많은 지역으로 알고 있었으나, 지금은 아무래도 중국발 미세먼지가 가장 큰 이슈라, 그것에 모든 것이 묻혀져 가는 경향이 짙다. 올 봄에 안산 지역 사람으로써 바란다면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가 좀 줄었으면 하는 소망이다. 물론, 소망한다고 이뤄지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말이다.외지 사람들 이야기가 나와서 한 마디 더 하자면, 타지 사람들에게 안산은 어떤 도시일까? 아무래도 좋은 이미지는 아닌 것 같다. 예전 1980년대, 1990년대까지는 신도시, 계획도시라는 이미지라도 있었지만, 그 이후에는 외국인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외국인 혐오와 범죄에 대한 이슈로 도시의 쾌적함은 묻혀버린 느낌이다. 게다가, 때때로 터져 버리는 강력 범죄도 꽤 많았기에 안산의 이미지는 1980년대의 화성 이미지 못지 않게 나빠졌었으며, 지금도 이것은 그다지 좋아지지는 않았다고 본다. 대히트한 컴퓨터 게임인 GTA 산안드레아스에 빗대어 안산의 치안을 ‘안산드레아스’라고 지칭하는 경우를 인터넷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안산에 거주하는 사람으로 보았을 때는 그다지 듣기 좋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막연히 부정만 할 수도 없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그러나 사실, 위의 이야기들은 실제로는 안산 자체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대한민국의 문제라고 봐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이는 정책은 대한민국의 정책이며, 그 정책에 따라 공업단지가 있는 안산이 그 역할을 떠맡은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외노자들이 있다는 이유로 국수주의적인, 제노포비아적인 혐오감정을 안산에 투과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것은 옳지 않은 것이며, 사람이 사는 곳인만큼 몇몇 범죄가 있을 수는 있으나, 그것이 비단 외국인들만의 일도 아니고, 범죄와는 전혀 관계없는 성실한 외국인들까지 싸잡아 이미지를 고착시켜버리는 행위는 매우 치졸한 일이라 하겠다. 필자는 개인적으로는 엄격한 외국인 입국과 귀화 심사를 원하는 사람이지만, 막연한 혐오 감정은 배제되어야 한다고 본다.매스컴에서, 인터넷에서 재생산되고 부풀려지고 있는 안산시에 대한 나쁜 이미지는 안산시의 인구 감소에도 꽤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이것을 약간이라도 반전시킬 수 있는 정책이 시 차원에서도 조금 고려되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실제 안산시 상록구에 거주하고 있는 필자로써는 사실 이 모든 것이 별반 느껴지지 않는 것이 안산은 꽤 살기 좋고 쾌적한 도시라는 것이다. 도로도 건물도 널찍널찍하니 자리를 잡았고, 녹지 비율도 매우 좋다고 느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위의 이미지가 잘못 점철되는 바람에, 안산은 이상한 피해를 받고 있는 것이다. 국가든 도시든, 가장 경계해야 할 이상신호는 바로 인구 급감이다. 필자는 그 인구 감소의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안산시도 노력을 하고 있겠지만, 조금 더 이미지 구축에 힘쓰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봄이다. 안산에 봄이 온다. 언제나 그렇지만, 상록수의 도시 안산은 오늘도 내일도 푸르를 것이다.
동정 | 매일경기 | 2021-02-22 1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