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에 대한 아쉬움
민주주의에 대한 아쉬움
  • 매일경기
  • 승인 2020.10.1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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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대동세상ㅣ

서한석 경기테크노파크 전략사업본부장
서한석 경기테크노파크 전략사업본부장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한때 유행했었다. 나름 멋있게 들릴지는 몰라도 좋은 말은 아니다. 무언가 희생이 발생하는데 그 속에는 억울함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제도를 인간이 추구할 최상의 모델이라고 볼 수 있을까? 민주제는 권력독식으로 악을 자행하는 봉건제를 부수는 효과적인 무기였었다. 그러나 권력 분산은 어느 정도 이루었지만 그 권력에 존재하는 악은 여전히 활보하고 있다.

현대의 민주제도는 이익에 천착해서 사물을 바라보는 서양사상의 한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민주제가 아무리 발달하고 최상에 이르러도 필자가 보기에는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이상향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한계가 있다.

자연은 몇 백만년 주기로 모든 생명을 말살하고 생성시킨다. 빙하기와 지진이나 화산 폭발로 살아 있는 것들을 논밭 갈아엎듯이 한다. 인간이 거창한 문명을 이루었더라도 어쩔 수 없다.

더 길게 보면 우주는 빅뱅, 블랙홀, 별들의 탄생과 진화등에서 창조하고 멸망시킨다. 은하계, 태양계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의 상상력을 벗어난 창조와 파괴가 반복되고 있다. 우주와 자연을 선과 악으로 나누거나 규정할 수가 없다.

이러한 자연관을 동양사상은 천지인 사상으로 접목하고 있다. 동양 정신은 선과 악을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순환하는 것으로 본다. 동양정신에서 악(惡)은 단지 추하고 올바르지 않다는 뜻이다. 올바르지 않다고 악마는 아니다. 그래서 읽을 때도 악(惡)을 추할 오로 읽어야 한다. 그리고 선의 반대말은 非善이다.

그래서 어떤 것은 나쁘고 저런 것은 좋다는 관점은 잠시동안만 유효하다. 시간이 지나면 나쁜 것은 발효되고 좋은 것은 부패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영원히 좋은 것, 영원히 나쁜 것은 없다. 악을 벌할 수는 있지만 없앨 수는 없다. 악이 없으면 선도 없다. 선만 있는 세상이나 악만 있는 현실은 없다. 이러한 세계관에서 보면 선과 악이 공존한다. 다만 인간 사회속의 민주주의는 선을 실천하고 악을 줄여나가는 행동일 뿐이다. 그래서 정도이며 덕성의 한 종류일 뿐이다.

민주사회는 선과 악이 순환한다. 다만 차별과 불평등이 없도록 선을 이루고 덕을 쌓아야 한다. 정의를 실현하며 평등을 만들어 나가지만 살기 위해서 타(他)를 죽이며 적자생존하는 사회이다. 동시에 아(我)가 존재하기 위해 타아(他我)가 희생했음을 알고 이에 보답하고 봉사하는 이타적 존재이다. 사회의 발전은 후자가 왕성해야 건전한 성장을 하게 된다. 다만 사회를 평화롭게 이끄는 이타적 생명활동도 여전히 타자의 희생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검소하고 절약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질 풍요의 소비 만능 사회에서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이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민주주의는 기득권층에게 좋은 것이지만 약자에겐 不善한 것이 많다. 인간 사회에서 저 인간은 이렇다 저렇다라고 평가하는 것이 어떨 때는 주홍글씨를 새기고 마녀 사냥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그것은 민주제도가 서양사상에서 유래하였기 때문이다. 서양사상으로 본 인간 역사는 선과 악이 대립한 산물이며 불확실한 선과 불확실한 악이 이전 투구한 양상이다. 악이란 말은 서양의 이분법적 발상에 기인한다. 유일신을 믿게 된 서양은 다른 신을 악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대립과 투쟁의 세계관은 허구적이다. 서양의 배타적이고 이분법적인 善惡觀은 저열하기 짝이 없다. 자기 중심적인 논리일 뿐이며 변견(邊見)이다.

동양 철학 관점에서 보면 선과 악을 나눈 것도 우습지만 천명(天命)을 지닌 인간을 선과 악으로 구분하는 것 자체가 어설프다. 인간은 우주가 몽땅 파괴되는 빅뱅을 하더라도 자연의 섭리에 찬동하고 순응할 수 있는 우주적 존재이다.

자연은 인위적인 악을 혐오한다. 플라스틱, 프레온, 일산화탄소 같은 화학적이고 자연적으로 분해가 잘 되지 않는 것들이다. 그런 인위적인 것들이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한다. 그러나 인위적인 발명품들은 인간 생명에는 도움이 되지만 자연에겐 위협요소이다. 참 이율배반적인 상황이다.

동양 세계관은 우주의 생성과 파괴에서 인간들이 어쩔 수 없는 것처럼 본질이며 실체를 설명하고 있다. 수신과 극기를 통하여 본연의 인간성을 갈고 유지하길 원한다. 인간이 어디에도 치우친바 없는 자유로운 마음을 가진 고귀한 존재이길 바란다.

이렇듯 생명은 선과 악(실제로는 不善)를 동시에 담지한 고귀한 존재이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자연적인 행위는 타자의 희생이 있기에 不善하면서도 선한 것이다. 단지 인위적인 해로운 물질 생산과 행동들은 지양하고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지구안에서 자연에게 위해를 가하는 주된 역할을 인간이 하고 있다. 그래서 민주주의도 서양사상에 기인한 인위적인 추함을 배제해야 한다. 과도한 비난과 혐오를 지양해야 한다. 보편적인 동양 정신이 민주주의의 결함을 보완할 수 있다. 이분법적인 서양사상을 극복할 수 있다. 인류가 고민하는 행복한 삶의 본질이 동양정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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