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봄이 오는 소리가 들려왔다…호수공원·백운호수·청계사 돌아보며
설 연휴에 봄이 오는 소리가 들려왔다…호수공원·백운호수·청계사 돌아보며
  • 매일경기
  • 승인 2021.02.1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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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최제영 大記者 칼럼ㅣ

최제영 大記者
최제영 大記者

 

이번 설 연휴는 코로나19 여파로 조용할 듯 싶었다. 정부에서 5인 이상 집합금지로 고향으로의 이동을 자제하라고 호소했다. 코로나 확산세를 막아야 한다는 이유에서 그랬다.

'몸은 멀어도 마음만은 가까이'라는 말을 전파했다. 하지만 제주도 여행객은 줄지 않았다고 한다. 강원도의 유명 해수욕장 등도 마찬가지로 사람들로 붐볐다.

어디론가 떠나려는 욕망을 막을 수는 없는 모양이다. 세월은 유수와 같이 흘러가고 있다. 새봄이 찾아 왔다. 안산호수공원을 가보니 꽤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연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었다. 호수는 없어도 이름은 호수공원이다. 의왕 백운호수에도 오리배를 타는 행락객들로 붐볐다. 호수 절반이 오리배로 채워져 있었다.

청계사 입구도 등산객들이 많았다. 청계사는 필자가 시인으로 등단할 수 있게 동기를 부여해 준 사찰이다. 그래서 가끔씩 찾아가곤 한다. 이번에는 그곳에서 보물을 만났다. 일행 덕분이었다.

그동안은 그냥 지나쳤었다. 주인공은 의왕 청계사 조정숙공사당기비(義王 淸溪寺 趙貞肅公祠堂記碑다. 堂記碑는 고려시대의 비석이다.

고려 충혜왕 2년(1341년)에 건립된 것으로 높이 177㎝, 너비 84㎝, 두께 18㎝의 크기이다. 이곡(李穀, 1298~1351)이며 글씨는 왕수성(王守誠, 1296~1349)이 썼다.

앞면과 뒷면에 마모가 심해 글씨를 알아보기는 어려운 상태다. 뒷면에 새겨진 글자의 일부가 선명하게 남아있다.

다행히 이 비석의 앞면에 새겨진 비명인 '조정숙공사당기(趙貞肅公祠堂記)'는 이곡의 문집 (가정집·稼亭集)에 실려 있어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이곡은 비문에서 1341년에 정동막(征東幕)에 있을 때 조인규의 아들과 조카가 찾아와 정숙공(貞肅公) 조인규(趙仁規, 1237~1308)의 비문을 써줄 것을 청했다는 내막으로 글은 시작한다. 이후 본격적으로 조인규의 일대기를 서술하였으며 마지막에 청계사를 짓게 된 경위를 기록했다. 조인규는 몽고어 통역관 출신으로 원 황실과 고려 왕실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다.

원 황실의 신임을 얻어 급기야 충선왕(忠宣王, 1275~1325)의 장인이 되기도 했다. 비문은 조인규와 충렬왕의 관계, 고려와 원나라의 대외 관계, 청계사의 창건 동기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중요한 기록물이다.

이 유물은 고려 왕실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조인규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당시 원나라 몽골 황실과 고려 왕실과의 관계를 알려주는 등 고려의 대외 관계 관련 사료로서의 가치가 높은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에 보석 같은 역사를 배웠다. 역사를 배우고 싶은 설 연휴의 하루가 어느새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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